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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에 대하여 (김혜진) 줄거리 및 책리뷰
    북토크/일반소설 2020. 4. 2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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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에 대하여 (김혜진) 줄거리 및 책 리뷰


    김혜진의 딸에 대하여

    ★★★☆☆

     

    딸에 대하여 같지만 사실상 엄마의 대하여가 아닌가 생각한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제목이 흥미로워서 사놓고 읽다가, 처음에 딸이 엄마한테 하는 태도 때문에 읽으면서 짜증 났었는데, 읽다 보니 내가 생각한 방향과 전혀 달라서 당황스러웠었다. 


    딸에 대하여 줄거리

     

    노인요양병원에서 일하며, 딸과 딸의 동성 연인과 한집에서 살고 있는 '나'(엄마)의 시각에서 시작된다. 나는 딸의 예기치 못한 삶을 받아들이기가 버겁고 너무 힘이 들지만 딸은 끄덕도 없다. 요양병원에서 내가 돌보고 있는 '젠'은 젊은 날에 해외에서 공부하며, 한국계 입양아들을 위해 일하고, 한국에서는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일했지만 현재 치매에 걸렸다. 많은 돈을 내고 요양원에 들어왔으나 가족도 없는 치매 노인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쫓겨날 처지에 놓여있다. 젠의 비참한 노후를 보면서 나는 딸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어느 날 딸의 애인 레인으로부터 딸이 크게 다쳤다는 전화가 온다. 급하게 딸이 강사로 일하고 있는 학교로 찾아가 보니, 동료 강사를 일방적으로 해고당한 강사들을 돕기 위해 대학을 상대로 매일 같이 시위를 하고 있었던 딸의 삶을 발견하게 된다. 타박상 정도로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딸은 다시 시위 현장에 나선다. 하지만 선입견과 편견에 갇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세상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나는 딸의 시위가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가장 첫 번째 생각은 '나 자식이 성소수자라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였다. 우리 모두는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들을 볼때 내일이 아닌 남의 일이라는 생각이 먼저 나타나기 때문에 무관심한 이슈 그리고 한번도 가져본적없는 감정과 생각 아닌가 생각한다. (뭐 성소수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없지만 말이야)

     

    딸의 입장에서 한번, 엄마의 입장에서 한번, 딸의 애인의 입장에서 한번, 그 어떤 입장에서 생각해봐도 정답은 없다고 결론을 내 스스로 내렸다. 사람의 감정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면 이 세상에 슬프고 기쁜 일이 어디 있겠냐만은, 내 뱃속에서 나온 것이 맞냐고 우겨도 결국 그 엄마의 그 딸이라는 사실은 굳이 소설을 통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봐도 흔히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이다.

     

    너희가 가족이 될 수 있어? 어떻게 될 수 있어? 혼인 신고를 할 수 있어? 자식을 낳을 수 있어? 왜 남편이나 자식만 가족이 되는 건데? 가족이 뭔데? 힘이 되고 곁에 있고 그런 거 아냐? 왜 이건 가족이고 저건 가족이 아닌데? (딸에 대하여 중에서)

     

    여기 대목에서 마음이 좀 아팠다. 엄마 마음 이해 가고 딸 마음 이해 가는데, 감정 이입하며 열심히 읽는 독자로써 누구의 편에 서서 응원을 할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그렇다고 딸이라는 존재가 엄마의 소유는 아니건만, 엄마가 바라는 행복과 딸이 바라는 행복의 차이가 너무 컸을 때 나타나는 대화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다른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닌데, 그 말속에 우리 가족은 항상 예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그런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의 다름은 그 사람의 인생이니까 넓은 아량으로 이해를 하지만 정작 내 가족이 사회의 틀에 조금만 벗어난 행동을 하려고 하면, 사전에 미리 벗어나지 못하게 예방하고 있는 나였다. 그들과 너는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되지. 이게 얼마나 말과 행동이, 생각과 행동이 다름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니겠는가.

     

    딸에 대하여의 책을 읽으면,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일어날 수 있는 일들, 그럴 때 나의 행동과 생각을 예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래서 믿고 보는 민음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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