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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주 (권비영) 줄거리 및 책리뷰
    북토크/일반소설 2020. 5. 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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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를 품은 여자 은주 (권비영) 줄거리 및 책 리뷰


    권비영의 은주

     

    ★★★☆☆

     

    가정폭력 이야기. 다문화가정 이야기.

     

    오백 년 역사 대한민국에서 가정폭력문화가 아직도 바뀌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은주의 부모님이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환경에서 자라온 이야기를 통해 어쩔 수 없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해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그게 좀 아쉽다. 쉽게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부분의 현실을 보여준 책이지만, 사실상 그동안 우리는 주변의 무관심으로 바로 옆집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만 관심있게 뉴스만 보더라도 아직도 맞고 사는 여자, 맞고 사는 남자의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은주의 줄거리

     

    조용하고 순한 성격의 '은주'는 부모의 폭력에 노출된 인물로, 다문화센터에서 한글을 가르치며 낯선 한국 문화에 적응하려는 외국인들을 돕고 있다. 외적으로는 착하고 조용하지만 내면적으로는 항상 폭력에 대한 공포가 있다.

     

    터키에서 한국에 대한 좋은 호감으로 유학 온 '에민'은 은주에게 한글을 배워가며, 서로 사랑에 빠지지만 부모의 폭력으로 인한 은주의 한 구석의 어두운 부분 때문에 진전시키지 못한다. 은주의 엄마는 딸과 아들이 모두 가출을 하면서 난폭해지고 남편에게까지 폭력을하며 정신적인 갈등을 겪는다.

     

    에민은 공부에 전념하다 졸업을 앞두고 은주가 가출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러면서 그동안 폭력적인 가정 밑에서 자라나게 된 은주의 삶을 알게 되자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 은주는 에민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싶고, 위로받고 싶어 무작정 터키로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고, 에민은 은주를 위해 공부를 포기하고 취업하기 위해 한국으로 떠나고, 은주를 자신의 아버지에게 맡긴다.

     

    한국에 돌아온 에민은 은주의 아버지가 목숨을 끊으려 한 일과 어머니가 심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은주를 한국에 돌아오게 한다. 은주는 자신의 부모가 너무나도 싫지만 그들의 마음의 상처까지는 모른 척할 수 없다. 아버지의 폭력은 할아버지에 의해 학습되었고, 어머니는 할머니의 인생사에 상처를 받아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부모를 병원에 입원시킨 은주는 힘들어하지만, 다문화센터의 외국 여성들이 힘이 되어주겠다는 뜻을 알고 감격해 한다. 사람은 국적을 떠나 인간의 본연 마음으로 서로 이해할 때 큰 위안이 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끝이 난다.


    국제결혼, 결혼 후 도망, 잡으러 다니는 남자, 그리고 폭력, 이혼을 안 하는 여자, 그리고 남편을 닮아가는 아내, 지옥에서 사는 자녀들, 그래도 결국 피는 물보다 진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렇게 이 소설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든 인간은 무관하면서 무관하지 않다. 얼핏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거미줄처럼 얽혀 무연하지 않게 우리의 삶 주변에 놓여 있다는 사실. 그러한 관계는 결국 모든 인간의 삶은 닮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소설은 상처를 감싸 진주를 품어내려는 영혼들의 이야기다. (소설 은주 처음 시작할 때)

     

    목차가 시작되기 전에 작가는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강렬하게 적어 놓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크게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주변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소리겠거니 생각하고 가볍게 한 장 한장 넘기지만, 마지막 장까지 다 읽고 나면 작가가 썼던 맨 앞부분이 가장 머릿속에 떠오른다.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부터 주변의 삶에 관심을 끄고 살기 시작했다. 오지랖, 남일에 무슨 상관이야, 내일이 아니니까. 나 역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의 삶에 신경 쓴다고 한들 사회적인 구조가 무언가를 해결해나가기 어려우니까 쉽게 더 모른 척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은주는 결국 마지막에 부모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나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도대체 무엇일까. 애증이라는 단어가 딱 형제 자매지간, 부모 자식 지간, 부부지간에 어울리는 말이 아닌가 평소에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신념이 더 확고해졌다.

     

    어쨌든 내가 정말 삐뚤어지게 자라났다고 한들, 그 이유와 원인이 내 부모와 아니면 사회적 환경이라고 한들,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우리는 동물이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고 배우고 고쳐나갈 수 있는 것. 그런 부분에서 마지막에 모든 걸 내려놓는 듯한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를 할 수 없으면서도 이해를 하게 되는 감정이라 속 시원한 느낌의 마무리는 아니었다.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감정이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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